쿠쿠 전기 압력 밥솥을 2개째 사용 중이다.
처음 것은 10년 가까이 사용했다.
가끔 밥맛이 이상하다 싶으면 패킹을 갈아줘서 원상 복구가 됐고,
밥이 내솥에 눌러 붙어서 내솥을 한번 교체하고 10년 가까이 썼다.
오래 써서 그런지 밥이 다 되고나서도 증기가 배출되지 않아서,
손으로 꼭지를 제쳐야 증기가 빠지는 상황이 되어서야 새 밥솥으로 교체했다.
새 밥솥도 쿠쿠였다.
HI라고 기능이 더 좋단다.
그런데 사용한지 2년이 채되지 않은 밥솥이 전원이 들어오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전기회로를 좀 알기에..
이런 전기 제품에는 퓨즈가 있고, 그게 좀 끊어졌겠거니 생각하고..
아내를 통해 AS센터에 밥솥을 맡겨 수리를 했다.

수리 완료 전 담당기사와 통화를 했다. 원인이 증기가 회로로 들어가 회로에 물이 들어갔단다. 패킹을 제때 갈지 않아서란다.
회로를 교체해야되고 6만여원의 수리비가 든단다.
음..음..
이전 밥솥은 10년을 써도 이런 일이 없었는데..
패킹이 노후되서 증기가 빠져 밥맛이 없을수는 있다는 이해가되는데, 회로에 증기가 들어가서 고장이라니..

여러모로 생각해도 이해가 안되는 것.
첫번째, 소모품인 패킹에 의해 제품 자체가 고장이 날수 있도록 설계를 했다는 것. 리콜 해야 되는 상황이 아닌가?

두번째, 더욱이 회로의 위치는 밥솥 앞부분이다. 증기가 나가는 위쪽 어딘가에 있는게 아니라, 내솥의 옆부분에 있는데 증기가 하필 그쪽으로 새는 것은 처음부터 잘못 설계된 밥솥이 아닌가?

세번째, 사진에 보듯이 회로에는 퓨즈가 있었다. 육안으로 트랜지스터나 다른 부품들의 상태는 양호했다. 회로 전체를 갈기 전에 퓨즈의 상태부터 확인하는 게 우선 아닌가?


전화로 떠들어봤자 돌아오는 대답은
"패킹이 노후되서 증기가 회로로 들어간 걸 저(수리기사)도 어쩔 수 없는 거다. 패킹을 잘 가셔야 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대답이었다.

음..앞으로 또 패킹이 노후될때까지 쓰면 이런 상황이 또 벌어질것 아닌가??

소비자를 보호하는 그런 기관은 어떻게 이용해야 되는 건지, 말로만 들었지 이런 뭣같은 상황을 겪게 되니 멘붕이 현실로 다가왔다.

다시 고장나면 10년동안 썼던 처음 밥솥을 다시 꺼내 쓰는 게 오히려 나은 방법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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